오픽 앱성장대조군결정

다계정 파밍 피해액을 확인해 보니 $0.27

대책을 고르기 전에 피해 규모부터 확인했다. 피해액이 $0.27 이라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고, 대신 오히려 문제를 만들던 기존 방어 하나를 걷어냈다.

2026년 9월 7일5분

계정을 여러 개 만들어서 무료 크레딧만 빼먹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사용자가 급증하자 따라온 질문이다. 가입하면 무료 크레딧을 주고, 그 크레딧으로 받는 AI 분석 한 번마다 실비가 나가는 구조라 예상했던 질문이기도 했다.

의심할 근거는 있었다. 이름이 비슷한 계정 묶음이 보였고, 구글은 계정을 무한정 만들 수 있다. 대책 후보도 금방 나왔다. 기기 증명, 스토어 무결성 검사, IP 제한, 본인인증.

하나도 적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미 있던 방어 하나를 지웠다.

먼저 규모부터 확인했다

대책을 고르기 전에 물어야 할 게 있다. 지금 얼마나 잃고 있는가.

읽기 전용 조회 스크립트를 만들어 주별 가입자와 사용량 분포, 이메일 정규화 후 중복, 이름 클러스터, 리퍼럴 상태, 계정별 AI 비용을 뽑았다.

4명
파머로 판정된 계정 수
$0.27
그들이 부정 취득한 크레딧의 누적 실비. 크레딧으로는 약 75개
$4.73
같은 주의 전체 AI 비용. 피해는 그중 5.7%다

숫자를 보고 논의가 끝났다. 본인인증을 붙이는 비용이 $0.27보다 훨씬 크다. 가입 전환율 하락은 금액으로 환산하기도 전에 이 숫자를 넘는다.

대조군이 있었다

그래도 "지금 4명이 나중에 400명이 되면?"이라는 질문은 남는다. 이건 지금 규모만 봐서는 답할 수 없고 추세를 봐야 한다.

여기서 운이 좋았다. 이 앱에는 자연 대조군이 있었다.

로그인 수단이 여러 개인데, 카카오는 가입에 휴대폰 인증이 필요하다. 즉 카카오 계정은 다계정을 만들기 어렵다. 구글은 제한이 없다. 그러면 파밍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면 구글 쪽 사용 패턴이 카카오와 달라야 한다. 파머의 계정은 무료 크레딧만 소진하고 버려질 테니, 짧게 쓰고 이탈하는 비중이 구글에서 높아야 한다.

세 지표를 비교했다.

지표구글카카오
11~20회 사용 비중34.3%40.9%
하루만 쓰고 이탈71.9%73.7%
미사용28.9%28.7%

셋 다 갈리지 않았다. 첫 행의 차이는 z=1.24 로 유의하지 않고, 방향도 예상과 반대다. 파밍이 있었다면 구글 쪽이 더 높아야 하는데 카카오가 높다.

계정당 평균 사용량은 카카오 14.6회, 구글 10.7회, 애플 16.1회로 원시 평균에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분포 검정에서는 유의하지 않았다.

결론은 이렇게 정리됐다. 파밍은 존재하지만 측정 가능한 규모로 자라지 않았다. 그리고 자라고 있다면 대조군에 신호가 먼저 잡힐 것이다.

파밍이 손해인 이유

왜 안 자라는지도 계산해 봤다. 리퍼럴 보상에는 자격 조건이 하나 붙어 있다. 초대받은 계정이 분석 10회를 완주해야 보상이 지급된다.

이 조건 때문에 파밍의 산수가 뒤집힌다.

계정을 늘려가며 파밍했을 때
만든 부계정 수
3개
30개
받는 리퍼럴 크레딧
45회
태워야 하는 분석 횟수
-15개
순증

부계정 하나당 무료 크레딧 15개를 받지만, 보상 자격을 채우려면 그 계정으로 분석 10회를 돌려야 한다. 계정을 늘릴수록 소모가 획득보다 빨리 는다. 실측으로도 3계정 파머가 30크레딧을 얻으려고 45회를 태우고 있었다.

그리고 방어 하나를 걷어냈다

조사 중에 이미 켜져 있던 방어가 오히려 문제를 만들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자기추천을 막으려고 기기 핑거프린트를 비교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핑거프린트는 UA, 언어, 코어 수, 화면 크기, 타임존 같은 기기 정보를 합친 해시였다. canvas 나 WebGL 이 없으니 엔트로피가 낮다.

같은 기종에 같은 OS 를 쓰는 남남이 동일한 해시로 나온다.

기숙사나 학교에서 같은 폰을 쓰는 친구를 초대하는, 완전히 정상적인 경우가 자기추천으로 판정돼 보상이 보류됐다.

이 검사가 실제로 한 일
막은 것 — 자기추천
이미 자격 조건이 막고 있음
막은 것 — 정상 초대
같은 기종 친구 초대가 보류됨

미탐 비용은 0에 가깝고 오탐 비용은 그대로 사용자에게 갔다.

오탐 비용이 미탐 비용보다 컸다. 자기추천은 앞의 자격 조건이 이미 경제적으로 막고 있으니, 이 검사가 추가로 막아주는 것은 사실상 없었다. 반면 오탐은 정상 사용자의 보상을 실제로 빼앗고 있었다.

검사를 제거했다. 남은 방어는 자격 조건, IP 신호, 월 5건 상한 셋이다. 핑거프린트 수집 자체는 계측 목적으로 남겨뒀다.

253회 쓴 계정

이름 클러스터로 "어뷰저 의심"에 올라온 계정이 있었다. 사용량이 253회로 압도적이었고, 다계정 파밍의 전형처럼 보였다. 그 계정은 최우량 유료 고객이었다.

만약 그때 자동 차단 규칙을 걸어뒀다면, 나는 제일 좋은 고객을 잘랐을 것이다.

언제 다시 볼 것인가

기준을 하나 박아뒀다. 무료 사용자에게 나가는 AI 비용이 월 $100을 넘으면 다시 검토한다. 지금은 월 $8 대다.

다만 이 $100 의 근거는 약하다. 감당 가능한 손실의 상한으로 잡은 숫자고, 뒤에 분석이 있지는 않다. 지금 비용의 10배쯤이라는 것 말고는 설명할 말이 없다. 임계값은 데이터로 확인해서 정해야 한다고 다른 글에 써놓고, 여기서는 그냥 골랐다.

대조군은 우연히 있었다. 카카오가 휴대폰 인증을 요구한다는 사실은 내가 설계한 게 아니라 그냥 그런 것이었고, 덕분에 공짜로 비교군을 얻었다. 다음에 이런 판단을 할 때도 대조군이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핑거프린트를 판정에 다시 쓰려면 갈 길이 멀다. canvas 나 WebGL 로 엔트로피를 확보해야 하고, Safari 26 이상은 지문 방지를 위해 값에 노이즈를 섞어 매번 달라지므로 매칭 대상에서 빼야 한다. 즉 브라우저마다 다른 규칙이 필요하다. 그 복잡도를 $0.27 때문에 감수할 수는 없다.

끝